피셔맨스와프에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기라델리스퀘어 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찾는 건 스타벅스..! 스타벅스에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무료 와이파이도 잠깐 사용할 생각이었다. 전에 와봤던 곳이라 스타벅스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바로 유명한 아이리쉬커피집 부에나비스타 바로 맞은 편, 케이블카의 powell- Mason 라인의 종점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를 들렀다가, 2년 전 마셨던 아이리쉬 커피의 맛을 잊지 못해 '부에나 비스타(Buena Vista)'를 찾았다. 입구부터 어찌나 붐비는지 오후 4시에 술집에 이리 사람이 많을줄이야..! :D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이리쉬 만드는 아저씨들 앞 자리 bar에는 앉지 못하고, 가게 깊은 곳 bar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그나마 혼자라 가능했던 자리..
가게 안쪽 bar에 앉아서 주문을 했다. 메뉴판은 보지도 않고, 아이리쉬 커피 한잔을 시켰다.
아이리쉬 커피는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 로비라운지에서 고객서비스 차원으로 승객들에게 주던 칵테일이라고 한다.
각설탕과 커피와 술, 그리고 휘핑 크림으로 만드는 아이리쉬 커피는, 커피의 향긋함과 휘핑크림의 부드러움, 그리고 설탕의 달달함이 한껏 어우러진 맛있는 술이다.
전처럼 귀여운 냅킨 위에 저의 아이리쉬 커피가 나왔다. 바텐더 아저씨에게 물도 달라고 해서 중간중간 입을 헹궈가면서 (술도 깨 가면서) 아이리쉬 커피를 즐겼다.
전에 왔을 때는 반도 못 마셨던 것 같은데, 이번엔 홀짝 홀짝 다 마셔버렸다. 첫 모금을 마시자, 술이 넘어가면서 뜨거운 느낌이 나더니만 금방 몸이 노곤해졌다.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면서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 건너 소살리토까지 다녀오느라 조금은 힘들었나 보다. 마실까 말까 고민했는데, 혼자이지만 들어와서 마시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고민했어..! 고민하고 안 마시기엔 아이리쉬 커피 이거 너무 맛있다..
혼자 아일리쉬 커피를 즐기고 있을 때,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세 명의 할머니가 즐겁게 아일리쉬 커피를 들고 인증샷을 찍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매 사이라는 할머니들은 매년 함께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여행을 계획하고 그 여행을 함께 하는 거라는데, 70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할머니 세 분이 하하호호 즐겁게 여행을 다니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나도 나중에 동생이랑 저렇게 여행 다녀야지...
아일리쉬 커피 한 잔에 헤롱헤롱 거리며 할머니들께 인사를 하고 부에나비스타 카페를 나와, 케이블카를 타러 갔는데..!!!
세상에나..!! 줄이 100미터는 되는 느낌.ㅠㅠ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만 같아서 다른 교통수단을 검색해 보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파웰역까지 버스도 검색이 되는데, 30분쯤 걸린다고 하고 그나마 버스는 오지도 않아서 구글맵만 믿고 걸어가보기로 했다. 걸어가면 40분 정도가 걸린다길래 믿었다.!!! ㅠㅠ 믿지 말았어야 했는데..ㅠㅠ
처음 오르막이 시작될때만 해도 기분도 에너지도 넘쳤다. 샌프란시스코가 언덕이 많다는걸 알면서 왜 걷기 시작했을까?ㅠㅠ
계획에 없었지만, 제일 꼬불꼬불하다는 롬바드 스트리트도 잠시 들르게 되었다. 걸어가는 길에 딱..! 있기 떄문... 2년 전과 달리 엄청 많은 중국인에 놀라며 롬바드 스트리트를 지나쳐 갔다.
결론적으로 난 걸어서 powell역이 아닌, Civic Center/UN Plaza 역으로 가게 되었다. Hyde st. (하이드 스트리트)를 따라 저 위 지도에 표시된 길로 걸어간건데.. 결론은, 절대 이 길로 걸으면 안된다. 우선,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아보이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이 엄청 많고 가파르다. 그래서 빨리 걷기 힘들고, 그래서 구글맵의 예상과는 달리 1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다. 그리고, eddy st. 정도부터 치안이 정말 안 좋아졌다. 미국에서 길을 걷다보면, 좋은 동네(안전한 동네)인지, 안전하지 않은 동네인지 느낌이 팍 오는데, 저 길은 진짜 안 좋았다. 길은 홈리스 아저씨들이 가로막고 있고, 심지어 대낮에 길거리에서 매춘을 하는 여자분도 만날 수 있었다. 진짜 걷는 동안 돌아가지도 못하고 얼마나 마음 졸였던지..ㅠㅠ
길을 가다보니 어떤 백인 아저씨도 나처럼 그 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서 그 아저씨에게 말을 걸면서, 일행인 척 그 아저씨 옆에서 함께 걸으며 무사히 그 길을 지나갔다. 미국 처음 가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그런 거리를 지나다가니 정말 바보같았다. 하지만, 무사히 아무 일 없이 UN Plaza역으로 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미국 여행 시에는 '위험 지역'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여행가서 신난다고 아무데나 걸어다니면 안된다. 어디서나 안전이 최고다..
Safe Trip..!!
'I'm Traveler > 2017. San Francisc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샌프란시스코 여행]여유로운 한 때를 위한 최고의 장소, '미션 돌로레스 파크(Mission Dolores Park)' (0) | 2018.02.21 |
---|---|
[샌프란시스코 여행]줄 서서 사먹는 빵, 타르틴 베이커리(Tartine Bakery) incl. 메뉴 (0) | 2018.02.17 |
[샌프란시스코 여행]자전거 타고 금문교 건너기(2) - 페리시간표/소요시간/Tips (0) | 2018.02.09 |
[샌프란시스코 여행]자전거 타고 금문교 건너기(1) - 자전거예약/스트리트카 타고 피셔맨스와프 가는 법) (0) | 2018.02.02 |
[샌프란시스코 여행]IN-N-OUT(인앤아웃)에서는 '애니멀 스타일(Animal Style)'로 주문하세요..! :) (0) | 2017.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