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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Traveler/2016. Taiwan

[대만여행] 대중교통으로 예류(Yehliu Geopark) 다녀오기..! (without 이지카드)


우리의 대만여행의 테마는 어쩌면 '자연'일지 모르겠다.

난 원래 도시보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스타일..!

그래서 타이루거와 예류를 꼭 가보고 싶었다.

보통의 여행자들은 일명 '예스진지' 투어를 한다.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 등의 유명 여행지를 택시 또는 버스로 돌아보는 하루 여정이다.

그냥 여유롭게 다니고 싶은 '살짝 나이든' ​여행자인 우리는 과감히 '예류'만을 선택했다.

 

* 예류 지질공원 (Yehliu Geopark) *

침식과 풍화작용을 거쳐 자연적으로 형성된 기암이 해안가에 모여있는 곳으로, 지질학계에서 중요한 해양 생태계 자연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가장 인기 있는 바위는 이집트의 왕비 네페르티티의 두상을 닮은 '여왕바위'이다. ​


​타이베이에서 예류를 가기 위해 1815버스를 타야한다.

1815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먼저 타이베이메인역에서 동쪽 3번 게이트를 찾아야 한다.

게이트에서 길 건너 ​맞은 편에 국광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타오위안 공항가는 1819버스​도 이 곳에서 탈 수 있다.

예류 가는 1819버스는 그냥 이지카드 (우리나라 티머니카드 같은 대만의 교통카드)를 찍고 타도 되는데, 나는 이지카드를 사지 않아 미리 현금을 준비했다. ​1815 버스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타길래, 버스 앞에 있는 대만 아저씨에게 물었다.


"예류??"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얼른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타자 운전사 아저씨가 이지카드를 찍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에 든 2명의 버스요금을 내밀자 기사아저씨가 카드를 내민다.

그리고는 돈을 넣어야 하나 싶어 안절부절 못하는 나에게 아저씨가 그냥 들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엉겹결에 헐레벌떡 자리에 앉아 아까 받은 종이를 펴보니.. '친절하게' 한글로 이지카드 없이 타는 법이 적혀있다. ㅎㅎ



정신없이 자리를 잡고 앉아 버스 이곳 저곳을 살펴​봤다.

냉방도 잘되고, 옆엔 컵홀더도 있고, USB 케이블로 꽂아 충전도 할 수 있다. (STOP 버튼은 에어컨 나오는 곳 옆에 있다. 종이 그려진 빨간 버튼..ㅎ)






창밖에는 비가 온다.

가는 날이 장날이랬던가.

비가 오는 날씨에도 기분은 좋다. 비가 오면 어떻고, 날이 더우면 어떠리..

여행 중인 것을...​!! :)

여행은 참 사람을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





타이베이메인역부터 동쪽 방향으로 타이베이를 가로지르는 1815 버스 덕에 타이베이 공짜 시내 구경을 한다.

비오는 창밖으로 중샤오푸싱역 앞의 소고백화점도 보고, 그 유명한 101빌딩도 볼 수 있었다.






약 1시간 20분 정도를 달려 드디어 예류에 도착했다.

아저씨가 "예류~!!!!" 라고 큰 소리를 치며 알려준다는 네티즌들의 말과는 달리, 아저씨는 조용했다.

멍 때리다가는 지나치기 딱 좋을 상황..

구글맵과 타이베이 버스앱에서 현재 위치를 확인해가며 내릴 타이밍을 살펴, 무/사/히 예류에 도착했다..!! :)

(타이베이 버스앱도 꽤나 유용하다!! ^^)​





미리 인터넷을 통해 살펴보았던 데로, 버스진행방향 반대 방향으로.. 예류지질공원을 찾아 갔다.

​비가 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날씨였고 바닷가라서인지 바람은 조금 쎄게 불었다.






예류에 오는 누구나 지나게 되는 85도씨 커피..

주문을 하려는데 "코리안?" 이러더니 "페이머스" 이러면서 메뉴판을 내밀었다.

유명하다는 소금커피를 시켜본다. 날이 너무 추워서 hot으로..

M 사이즈는 60NT, 한국돈으로는 2천원이 조금 넘는다.​

음.. 내 취향은 아니다.

남편 취향은 더더욱 아니다.

난 그냥 짭쪼름한 맛이 싫지는 않았고.. 워낙 커피도 좋아하는데다가 추워서 따뜻한 커피가 싫지 않았다.

근데, 남편은 '맛없다'고 했다. 나중에 대만에서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없었다고 했다.ㅎㅎ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 :)

혹시 차가운걸 먹었으면 더 괜찮았을까​ 생각해봤지만, 이 날 진심 추웠기에 어차피 불가능한 시나리오..ㅠㅠ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예류지질공원을 향해 간다.

끝도 없이 지나가는 커다란 관광버스들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안그래도 사람구경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이 곳 예류 아니던가...;;;

​불안한 마음에 빨리 걸으면서도 해산물을 파는 식당 구경을 놓치지 않는다. ^^

(여기서 모 하나 사먹을걸 하는 후회는 여전히 하는 중..ㅠㅠ)​






드디어 예류지질공원 도착..!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각..

이미 많은 관광버스들이 주차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예류 입장 티켓은 80NT.. 하지만, 우리는 미리 한국에서 구매한 티몬 쿠폰북의 티켓이 있었으므로 그냥 내고 들어가면 된다.

​미리 준비해온 비옷을 입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공원 입장..!! :)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세차다.

어찌나 바람이 부는지 판초 우의를 입은 나는 팔만 펼치면 '날다람지처럼' 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ㅎㅎ





예류에서 제일 유명한 '여왕바위' 앞에 줄이 길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지 않은 줄을 보고 우리도 줄을 서보기로 했다. ​^^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만 보던 여왕바위..

자연이 만든 멋진 조각이 참 신기하다.

이름은 어쩜 저리 잘 붙였는지.. 진짜 여왕님 머리 같다.

​저 여왕바위와 사진 한장 찍겠다고 비바람 속에서 줄을 서서, 드디어 여왕님 옆에 섰다. ㅎㅎ

앞에 서 있던 중국인 관광객과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꾸진 핸드폰 덕에 화질이 좋은 사진은 아니지만, 추억하기 참 좋은 사진이 하나 생겼다.

​여왕님과 사진 찍는 우리 뒤로 날라갈 것 같은 우산들이 잔뜩 찍혔다. ^^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조각들을 더 구경하고 싶은데, 비바람이 너무 세차다.

말 그대로 '날라갈 것' 같다.ㅎㅎ

돌아 나오며 아쉬운 마음을 사진기에 담아본다.

10살이나 먹은 나의 오래된 DSLR이 열일한다. 비를 맞으며 너무 고생을 했는지 몇일 뒤부터는 초점도 잘 안 맞더라..;;

병원에 보내줘야할 것 같다. ㅠㅠ​

하트 바위도 있고, 화석도 있다는거 같은데.. 어디있는지 찾을 여유 따윈 없었다.

서둘러 얼른 비를 피해 공원 밖으로 나왔다. 

아쉽다.ㅠㅠ​













​출구 근처에 음식 가판대들이 보여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한국어로 된 메뉴..!!

오홋.. 오징어볼을 골라 하나만 시켜보았다.

근데 곧 한국인 여행자 ​2명이 오더니, 여기는 오징어가 맛있다면서 오징어볼을 산다.

흐흐.. 제대로 골랐군..! :)

오징어볼을 기름에 튀겨 무슨가루를 막 뿌려준다.

오홍.. 오징어는 별루 안 들었지만 맛이 괜찮다. 아줌마가 뿌리신게 마법가루인가보다.^^​







이제 돌아가야할 시간..!

​날씨 때문에 충분히 돌아보지 못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은 사람이 만든 그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듯 하다.

그걸 보는 사람이, 아 저건 여왕머리 같아.. 저건 동물 같아.. 저건 버섯 같아.. 라고 이름지어주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자연..

만약 다음에 이 곳을 또 찾게 된다면, 그때는 더워도 좋으니 맑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원래 계획은 단수이로 가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일정도 늦어졌고 비 때문에 힘들어서 그냥 타이베이로 돌아가기로 했다.

타이베이로 가는 버스는 아까 버스 내린 곳 반대방향에서 타면 된다.

우리는 가는 길에 '딩왕마라궈'에 들를 예정이라 타이베이메인역 전, 국부기념이관 근처에서 내렸다.

타이베이메인역에서 예류 버스비는 1명 96NT​, 예류에서 국부기념관 근처까지는 1명 86NT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이제 그럼, 맛있는 훠궈를 먹으러 가볼까나?